1710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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늘 비슷한 패턴. 과도기를 달리다가 결국 꺾였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는 시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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심야상담소를 이용해봤다. 사실 별로 진지하게 상담 신청한 건 아니고. 그냥 배너 광고 뜨는 거 보고 들어갔다가 무료 이벤트 진행 중이길래 했다. 상담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.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게 사실 쉬운 일도 아니고. 맥락이 없다.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내야 할지도 모르고 어떠한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얘기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. 이건 정신과를 다닐 때도 느꼈던 거다. 나를 반년 가까이 봐 주신 선생님은 결국 끝까지 나와 S의 관계가 얼마나 특별했는지 알지 못했다. 내 성적 지향에 대해서도. 이번 상담도 마찬가지였다. 애초에 50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얘기를 한 건 극히 일부였고, 상담사가 느린 타자로 치는 이야기가 시간을 메웠다. 실은 사람과 이야기한다는 기분도 안 들었다. 아무래도 화면을 두고 얘기하는 거라 상대가 누군지 전혀 몰라서 그렇겠지. 도움이 안 되진 않았다. 사실 상담을 진행하는 그 순간에는 굉장히 마음이 편해졌었다. 자주 이렇다. 원래 뭔가 이야기의 전체보다는 일부, 극히 일부인 한 마디에 꽂혀서 마음을 놓든 덜덜 떨든 둘 중 하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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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도 인간관계잖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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충분히 그러실 수 있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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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아하게 되면 초조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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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복 하면서 깨닫고 다시 나가고 더 좋은 눈이 생기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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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성인으로서 자신의 모습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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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나한테 잘 맞는지도 모르기 때문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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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잡하고 상대한테 실망하고 나한테 실망하고 그러면서 알아가잖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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ㅁㅁㅁ 님 께서 연애하시면서 느끼시는 초조함은 설레임으로 시작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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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착으로 가기도 하고 그럴 수 있지만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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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에 기대하시는 바가 변하지 않으면 계속 비슷한 상황에서 힘들어 하실 수 있을 거같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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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생각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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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관계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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힘들어질 수 밖에 없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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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뢰가 형성되서 서로 믿음으로 존중하는 것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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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지하는것은 다른 이야기 거든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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ㅁㅁㅁ님께서 이런점을 연애에 참고만 하시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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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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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에 대한 그런 환상이 있을 수 있는 시기예요
23:19
7살 차이나는 분과 만나셨다고 하셨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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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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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슷한 시선으로 연애에 접근하는 사람이었다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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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를 수 있었겠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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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대 후반에는 현실 적인 문제들을 어느정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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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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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이라는 감정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많은 에너지들을 빼앗겨야 한다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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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사람의 감정만을 돌봐주고 이해해 주긴 힘들 수 있거든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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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경험이 많지 않으시기 때문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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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리 겁먹구 시작도 하시기전에 자신을 탓하고 자신의 성격 문제라고 생각하실 필요가 전~~~혀 없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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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에 큰 기대 보다는 자신을 알아가는좋은 학습의 장이라고 생각하시면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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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겠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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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시기에 이상적인 연애는 각자의 성장인것 같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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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로의 기질과 성격을 존중하면서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서로 지지해 주고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해 주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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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불어서 의지도 하는 것인것 같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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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절대 헤어질 수 없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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헤어지는 과정을 겪어보기도 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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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도열심히 하시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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헤어질때의 아픔도 열심히 느끼시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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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남의 소중함도 알아가시게 될거가로 믿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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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쉬움이 남는다던 고등학교 친구와의 만남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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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인의 감정이나 마음을 표현하는데도 서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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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못된 행동이라고 판단하신거에 사과는 받았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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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원하시진 않으셨죠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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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...사과 받고도 며칠 울었던거같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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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 맞아요 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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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잘못을 판단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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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과를 받는다고 해서 속시원하시지 않으셨을 거 같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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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었을 테니까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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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을 만나는 일이고, 결혼할 상대를 찾는다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고, 연인관계라고 최소 일주일 이상 몇년은 함께 할 사람을 만나는 일인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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꼭 한번에 딱 내사람을 만날 확률은 너무 너무 낮은 확률이예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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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와중에 어떤사람은 두명 세명 동시에 만나기도 하고 알아보기도 하고
23:41
연애도 하면서 짝을 찾아가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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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내가 그사람이 찾는 그 1순위가 아니라는 것은 서운 한 일이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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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자신을 탓하거나 그사람을 원망할 일이 아니예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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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나는 과정에서 아니라고 생각되면 이별을 하는것은 현명한 것이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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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사람이 나를 어장안에 두고 비교했다고 해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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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사람의 선택이고 알았으면 나는 그 어장에 나오면 그뿐이거든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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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라도 있고싶으면 있는것도 선택이구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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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마트에서 오렌지 하나를 골라도 몇번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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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번째 오렌지 잘못 골랐다고 주저 앉아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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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왜이렇게 오렌지를 못고를까 내탓을 하고 있는게 현명할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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담번에 이렇게 생긴 오렌지는 시구나, 썪었구나 , 속은 별로구나, 내입맛엔 별로구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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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우면서 좋은 오렌지를 고르는 눈을 키우는게 현명할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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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신이 없다. 공부하려고 했으면서 책도 놓고 오고. 쿠폰을 써서 돈은 안 썼다지만...심란하다. J가 최근 힘든 시간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됐다.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안 좋다. J가 늘 내게 하던 말이다. 네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게 너무 미안하다. 똑같이 되돌려주고 싶다. 네가 그렇게 힘들어 해도, 나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. 그래서 너는 나한테 그 사실을 말도 못하고 있는 거겠지. 아직 어린 나이인데 떠맡은 짐이 너무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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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그냥 한 발자국 나오면 되는 거다. 언제까지고 주도권은 나에게 없을 거지만, 적어도 내가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. 오늘의 의의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