당신 생각을 했어요.

 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당신을 생각해요.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자면 당신은 내 머리 위에서 떠다녀요.

 좋아하는 부분보다 싫어하는 부분이 더 많은데. 목소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말하는 게 좋은 것도 아닌데. 나한테 하는 말 하나하나 다 밉고 싫은데.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당신을 생각해요.

 당신을 좋아하는 내 모습은 너무 추해서 가끔 나는 말을 잃어요. 그럼 당신은 말이 없는 나를 나무라요.

 내 존재를 지우고 그저 사물로서 당신 곁에 존재할 순 없을까. 당신과의 어떠한 소통보다도 당신 자체에 비중을 둔 사랑을 할 순 없을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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