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요즘 캐나다에 가면 뭘 하고 지낼지 생각해보고 있다. 일단 어학원이나 학교를 다니겠지. 최대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 거다. 그러면서 남는 시간들엔 뭘 할까. 사실 어학원을 다니면 하루 종일 영어 위주로 공부를 하겠다마는 고등학교로 가면 뭘 하게 될 지 감이 안 온다. 거기서 내가 성적을 잘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니까. 영어 학점도 용케 A를 맞아서 아직은 토익 공부 할 필요도 없고. 그래도 일단 이번 겨울엔 그냥 토익 공부랑 회화 좀 가볍게 해볼까 생각 중이다. 서점 가서 책 고를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. 그래서 영어 공부 말고는? 글을 우직하게 써볼까. 남는 게 시간일 텐데. 거기서 알바를 하진 못 할 거고. 요리라도 연습할까. 요리는 전혀 못 한다. 뭔가 좀 생산적으로 1년을 쉬다 오고 싶은데.
2
또 전화가 왔고 나는 무너졌다. 잠시 멍 때리느라 전화가 오는 줄도 몰라서 전화 두 통을 그대로 놓쳐 버렸다. 확인 후 전화를 거는데 수신음이 들리는 동안 심박수가 높아지는 게 느껴졌다. 정말 많이 좋아하는 구나. 비참하면서도 약간은 모든 걸 포기하게 되는 순간이었다. 다 내려놓는 느낌. 나는 어차피 마음 정리를 하지 못 할 거고, 차라리 도망가려는 노력조차 버려야겠구나.
3
오늘 오랜만에 꿈을 꿨다. 너무 현실적이라 당황스러웠다. 꿈에서 내가 몇 번이고 우는 것조차도 당황스러웠다. 너 다시 S랑 잘 지낼 생각 있어? S가 네가 그립대. 그 말을 듣고 나는 물리실에서 울음을 터뜨렸다. 언젠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먹을 걸 사왔을 때처럼, 어색하게 품에 먹을 걸 들고 문을 여는 S를 보고 또 울었다. 너는, 넌 진짜. 이렇게 늦게야. 엉엉 울다가 아침 일곱 시가 채 되기 전에 잠에서 깼다. 널 너무 좋아했어. 이젠 안 좋아하지만, 그래도 널 너무 좋아했어. 지금은 넌 그냥 그리운 기억으로 내 추억에 남아있지만, 너와 함께한 그 모든 순간을 난 좋아했어. 그래서 아직도 꿈을 꾸나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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