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 점심시간이 끝나면 조퇴를 하기로 했다.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그럴 일도 없었는데 담임 앞에서 울고 말았다.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게 전부라고 앞으로 점심시간마다 오라고 하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. 그러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. 제발 수능이 빨리 끝나면 좋겠다.

2
 어제 조퇴하고 집에 가서 그냥 잤는데 엄마가 내가 약 기운 때문에 졸려서 조퇴한 줄 알고 병원에 전화하는 걸 들었다. 선생님이 바쁘셔서 전화를 다시 드린다고 하고서 연락이 없으셨던 모양인데 엄마가 병원에 따지는 걸 들으면서 깨는 바람에 저녁에 기분이 팍 상하고 말았다.

3
 진짜로 힘들 일이 하나도 없는데. 차차는 괜찮다고 위로해줬다. 내 감정 하나 추스리기도 힘든데 남의 감정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쓰면 피곤해서 어떻게 사냐고. 숭이도 내가 기분 안 좋은 걸 알아채고 계속 신경써줬다. 미안했다. 내가 그런 꿈을 꾼 거나 우울증인 거나 너희가 잘못한 건 없는데 너희가 나를 위로해주고 있는 게 참 미안하고 힘들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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